줄거리
1999년 10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 금화와 '그것'. 그것은 금하의 다리를 뜯어먹었고 금화는 큰 상처를 안고 태어난다. 온몸이 털로 뒤덮인 채 태어난 그것은 보통의 존재가 아니었고 아이를 받아낸 의사는 그것이 곧 죽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 쌍둥이의 어머니는 사망하고 아버지는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다. 그것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금화와 함께 조부모의 손에 키워진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가진채 그것은 집에 헛간에 갇혀 살게 되고 그들의 할아버지조차 그것을 두려워한다. 한편,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밝히는 종교문제연구소의 소장 박웅재 목사(이정재 역)는 사이비 종교로 의심되는 사슴동산이라는 종교단체를 수사 중이다. 정보원을 통해 알아본 결과 사이비 단체라는 소문과는 달리 의외로 건전하고 어려운 신도를 도와주기까지 하는 단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나마 의심스러운 점이라면 부처나 보살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장군신을 숭배한다는 정도이다. 박목사는 좀 더 캐보기 위해서 불교단체를 찾아가고 후배인 해안스님(진선규 역)에게 조언을 구한다. 해안스님은 아무리 작은 종교단체라도 그들만의 경전이 있을 테니 경전을 찾아보라고 한다. 그 사이 강원도 영월에서 여중생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를 찾는다. 같은 시간 유력한 용의자인 철진(지승현 역)을 찾아온 나한(박정민 역)은 종교의 경문을 읊으며 철진에게 죽을 것을 권유한다. 경찰이 철진을 구속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을 땐 이미 자살한 후였다. 해안스님의 조언대로 사슴동산에 몰래 잠입해 경전을 입수한 박목사는 해안스님에게 분석해줄 것을 부탁하고 사슴동산에서 숭배하는 장군신은 사실 사천왕이고,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서천지왕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사슴동산 경전을 만든 사람이 동방교 교주 풍사 김제석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갔지만 그는 죽어가고 있었고 그의 제자만이 곁을 지키고 있다. 김제석을 영월에서 태어나 신이 된 자로 불렸고 4명의 소년수를 후원하고 있었다. 모두 살인을 저지른 소년범이었지만 김제석이 품었던 것이다. 철진과 나한도 그들 중 하나였다. 나한은 금화를 쫓고 있다. 철진이 그랬던 것처럼 여중생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사실 김제석은 정말로 불사의 신 미륵이었고 태어난 100년이 되는 고향에서 천적이 태어나 그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티베트의 고승 네충텐파에게 말이다. 김제석은 자신에게 위해가 되는 존재를 애초에 없애기 위해 소년원에서 제자로 삼은 4명의 소년범을 동서남북 사천지왕으로 지목하며 1999년에 태어난 소녀들을 죽이라고 시키고 있던 것이었다. 한편 김제석의 지령으로 금화와 그것을 찾아간 나한은 온몸이 털로 뒤덮인 무서운 존재가 아닌 매끈한 모습을 한 진정한 부처의 모습인 그것을 보게 된다. 누가 진짜 미륵인지 헷갈린 나한은 김제석을 찾아가고 타락한 진짜 김제석, 그의 조수를 죽이려 하고 도망치던 진짜 김제석과 차사고를 내며 불사의 신이라 믿었던 김제석도 불에 타 죽고 만다.
결말해석
쌍둥이지만 전혀다른 금화와 그것. 그것은 태어난 것만으로도 악의 기운을 내뿜는 존재이다. 무당들이 나서서 악의 기운을 떨쳐내려 하지만 그것이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그것의 기운에 밀려 도망가기에 바쁘다. 그것 또한 불사의 신이었던 것이고 제석의 천적인 것이다. 나한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으며 살인을 저지르지만 김제석의 교화로 4명의 아이들과 함께 양아들이 된다.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준다는 김제석은 사실은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를 제거하기 위해 이들을 이용한 것이었다. 천사처럼 새하얀 옷을 입혀주며 밝은 미래를 예상했지만 가장 추악한 범죄에 이용한 것이다. 나한이 그것을 죽이러 헛간에 들어갔을 때 그것이 자장가를 부르며 나한을 위로하는 모습은 진정한 부처의 모습이며 자신의 육손을 나한에게 보여주며 나한이 김제석과 그것의 존재로 미륵의 존재를 의심하는 순간이 된다. 육손은 불교에서 완결을 뜻한다. 나한이 진정한 미륵을 확인한 장면이다. 코끼리 또한 가장 불교적인 동물로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정점을 찍는다. 나한이 죽을 때 박목사가 코트를 벗어주는 것은 부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평생 외롭게 살았던 나한이지만 마지막엔 구원받았다 할 수 있겠다. 이 영화에서는 옷을 벗어주는 행위가 3번 등장한다. 금화가 그것에게 자신의 스웨터를 주는 것과 김제석이 4명의 소년범을 교화할 당시에도 옷을 덮어준다. 이는 사랑과 구원의 의미이다.
리뷰
한국영화에서 다소 인기가 없는 분야인 오컬트장르는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느 장르이다. 주제는 단순하지만 사바하의 표현방식은 한층 새롭다. 어두운 배경과 밝은 탱화의 선명한 대비, 불교적인 의미의 동물들과 여러 가지 소재들은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전법을 따라가지만 정반대인 세속성의 의미들도 많이 등장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적절하게 믹스한 것 같다. 사이비 종교를 파헤치는 목사가 주인공이기에 그 서사를 따라가다가 후반부의 예상치 못한 반전은 큰 충격이었다. 유지태 배우가 등장할 때 느껴지는 전환점을 다시 한번 집중을 할 수 있게 한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훨씬 이해가 쉬웠겠지만 신비로우 분위기 만으로도 영화의 재미는 충분했다. 오컬트 영화지만 미스터리 스릴러라 할 만큼 붙어야 할 수식어가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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