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정유미 역)은 결혼 후 우울증이 찾아오며 일상에서 혼란을 느낀다. 한때 광고회사를 다니며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살고 있었지만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오로지 아이만 생각하며 자신은 잊어버리고 살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는 평범하고 가정적이며 자상한 남편 대현(공유 역)이 있다.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 육아휴직까지 신청하며 분담을 하고 있지만 지영의 우울증은 점점 심해지고 명절날 시댁에서 빙의되는 현상을 겪으며 대현도 심각성을 인지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는 지영에게 대현은 지영이 상처받을까 말을 못 하고 병원 진료받기를 권한다. 평소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독립적인 언니, 모든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남동생사이에 끼어 모든 양보하며 숨죽이고 살던 지영에게 찾아온 빙의는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다시 복귀를 하려 조심스레 대현에게 의견을 물어보지만 당연히 격려해 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우려부터 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기가 죽은 지영은 또 자신만 희생하면 된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만다. 뒤늦게 딸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영의 엄마는 유일한 지영의 편이 되어주며 너만을 생각하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라며 지영을 다독여 준다. 여태껏 참고 살아온 지영의 마음을 알기에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자식들에게 호통을 치며 울분을 토한다. 뒤늦게 아버지는 후회 하며 지영을 챙기기 시작하고 지영은 조금 더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밝아진 지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보라는 권유로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는 취미를 살려 글을 쓰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리뷰
원작인 소설이 대중에 많이 알려진 작품이기에 개봉전부터 갑론을박이 심했던 영화이다. 특정 세대인 82년생을 언급하며 세대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 끝없는 논란을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82년생 김지영을 보면서 공감은 되지만 마음이 아프다는 여성의 입장과 이해는 되지만 그 정도로 심할 정도인가 라는 남자의 입장과 미혼 여성들의 상반된 의견이 대립을 이루면서 사회문제로까지 거론되었다. 결혼한 여성들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부부갈등과 고부갈등에 대한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보여주었고, 거기에 육아를 하게 되면서 자신의 경력까지 절단되는 상황은 미혼인 본인이 보기에는 공포그자체로 보이기도 했다. 자상한 남편이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결혼과 육아가 도움을 바라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서로 간의 배려가 없다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초반에 사회생활을 하며 활기찬 김지영의 모습은 갈수록 웃음을 잃고 힘에 버거워하며 결국엔 빙의라는 모습으로까지 보이며 극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홀로 카페에 갔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듣는 핀잔은 사회에서 바라보는 김지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도 모르게 뜨끔하는 느낌이 들정도로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진출에 욕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갑자기 집에서 아이만 보다가 다시 사회로 진출하려 해도 높아진 장벽과 단절된 경력으로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김지영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복귀를 꿈꾸지만 결국 포기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매우 안타까운 모습이다. 영화적인 재미로만 본다면 모두에게 몰입될만한 소재는 아니지만 현재 우리 시대가 풀어내야 할 가장 큰 숙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서 결혼과 육아를 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너무 공감돼서 눈물이 났다는 친구의 말에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이구나 싶었던 경험이 있다. 경험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 공유와 정유미 배우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며 로맨틱 장르에 걸맞은 배우로 인식되어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전과는 다르게 힘을 빼고 감정을 배제하며 정말 부부 같은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준 것이 대단했다. 너무 유명하기에 자칫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부부를 연기하며 훨씬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정보
2019년 개봉한 김도영 감독 작품으로 네이버 관람객 평점 9.12점을 기록했으며 367만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제40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최우수 여우조연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영평 10선, 제29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제36회 로스앤젤레스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국제 장편영화경쟁, 제25회 춘사영화상 신인감독상, 여우조연상,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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